주말에 차모의 차짱이신 건생님과 예비회원 서울쥐님과 함께 홍대를 다녀왔다.

만남의 목적은 최근에 트위터에서 알티 돌았던 코코시에나의 티코스...

 

트윗 도는 거 보자마자 어쩐지 예약 많을 것 같길래 후다닥 두분을 섭외해서 예약했다.

실제로 예약하면서 실시간으로 한 번 튕기기도 해서 ^^;; 헐레벌떡 착착착착

네이버 예약을 이용했고 가격은 인당 3만원!

 

 

위치는 홍대 3번출구에서 여유있게 15분정도 걸어야 나온다.

주변에 유명한 칵테일바 쨈지달도 있고 연남 미로길도 있고...

입구 쪽에는 최근에 유행하는 분식점 해피치즈스마일도 있다.

파묻혀 있긴 하지만 가게 찾기가 그렇게 어렵진 않은 편이다.

 

 

 

그럼 각설하고 후기를...

들어가기 전에!!

 

휴대폰 배터리가 없어서 사진은 건생님과 서울쥐님이 보내주신 사진을 사용했다.

흔쾌히 허락해주신 두 분 정말 감사해요~~ ^///^ ♡

 

 

 

 

앉으면 이렇게 세팅을 해준다.

이게 건생님 사진이라 포스팅 내내 사진 뷰가 가끔 다를 듯,,,

 

바와 비슷한 느낌으로 차를 만드는 과정을 생생하게 지켜볼 수 있다! 

차를 마시는 것만큼이나 보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이라~ 이런 구조 정말 좋았다~

 

저 바닥의 차판이랑 정수기가 엄청... 맘에 들어서 나도 집에 저렇게 해두고 싶다고 생각했다 (;;

 

 

 

메뉴구성은 요로코롬 된다.

업장에서 이렇게 안내판을 만들어주는 걸 좋아하는 편이다.

아무래도 그때그때의 설명만으로는 기억이 어렵기 때문에... 생소한 명칭도 많고!

그리고 어떤 음식이 나올지 대략적으로 파악하면서 마음이 좀 더 유연해지는 기분...

 

2~3번 코스 사이에는 주마다 바뀌는 서비스 티가 들어간다.

그래서 비공식 포함 총 5개의 코스를 2시간동안 즐기는 구조인데 실제로는 1시간 40분 정도 걸렸다.

 

이때는 막 입장해서 조용한 분위기에 약간 긴장해서 그냥 :> 이러고 앉아있었다..

 

 

첫 코스 시작!

 

먼저 찻잎을 보여주셨는데 하동에서 온 쑥차라고 소개해주셨다.

쑥의 솜털이 그대로 보일 정도로 보송보송한 느낌의 잎이다.

쑥 특유의 향이 나는데 약간 보드라운 느낌이 들었다.

 

정말 짧게 우렸던 것 같다. 1분 정도?

집에 있는 쑥차가 10분 우려 마시는 차라서 보면서 신기했다.

 

아 코스마다 다기가 달랐는데 이 점도 좋았다. 숙우까지 다 다르다...!

첫 다기는 동그란 모양의 우유 같은 색감을 가진 다기였는데 가볍고 깔끔해서 좋았다.

 

 

 

그렇게 나온 쑥차와 페어링 디저트는 오렌지와 바닐라 샹티크림을 올린 사브레!

 

쑥차의 바닐라 크림 같은 끝맛이 잘 어울릴 것 같아 매치하셨다고 했는데 그 말대로 정말 부드러운 맛이 난다.

매우 맑고 순한 맛이 나는데 쑥 고유의 가벼운 향만 남고 쓰거나 비린 느낌은 전혀 나지 않는다.

수렴성도 전혀 없어서 물처럼 마실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물처럼 마신 건생님.)

아주아주 순하고 부드럽지만 절대 그 향이 연하거나 가볍거나 하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사브레도 정말 맛있었다.

사브레가 살짝 파삭한 식감인데 거기에 짭쪼름한 느낌이 약간 더해졌다.

그리고 위에 올린 바닐라 샹티크림은 아주 크리미하고 풍부한 단맛이 난다.

 

여기에 껍질을 벗긴 오렌지의 상큼함이 더해져서 단+짠+새콤함의 조화가 정말 좋다.

단짠까지만 하면 맛있지만 약간 익숙한 느낌인데 여기에 새콤함이 더해져서 느껴지는 새로움과 조화로움 너무 좋다!!

 

아 그리고 크림+오렌지 사이에 오렌지잼이 살짝 발려 있는데 이 오렌지잼은 상큼한 느낌에 약간 단맛이 난다.

크림의 우유 단맛과는 다른 느낌으로 시트러스한 느낌의 과일 단맛이 포인트를 잡아주는 느낌,,

 

이 잼이 접시 아래에도 발려 있어서 사브레를 낼 때 접시가 흔들리지 않는 것도 정말 좋았다...

오렌지 껍질을 벗긴 점도 그렇고 이런 티코스 내내 느껴지는 세심한 배려에 감사할 따름

 

 

무엇보다 이 사브레는 쑥차와의 페어링으로도 정말 잘 어울려서 마치 봄날의 싱그러움처럼 산뜻하고 가벼운 느낌!!

마른 잎을 우린 차와 시트러스한 음식을 함께 먹으면 느껴지는 그 입안에 남는 떫음이 전혀~~ 없다

쑥이 깨끗하게 씻어주고 입에 온화한 쑥향만을 남기는 기분...

 

휴 첫코스부터 정말 정말 맛있었다 벌써 20줄 씀

그런데 이것은 시작일 뿐...

 

 

 

다음으로 준비된 코스는 유자와 홍차, 백차, 돌배를 블렌딩한 스파클링 홍차.

 

이 차는 유자의 안쪽에 차를 채워서 만드셨다고 했다.

종종 이렇게 과일 안에 가둬 만드는 차를 보기만 했었는데 직접 마셔볼 기회가 오다니~~

차를 부수는 과정도 재미있어 보였고, 안에 큼직하게 든 돌배나 귤피를 보니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에는 탄산수 냉침한 차를 유리잔에 옮겨담는 식으로 만들어주셨다.

색이 정말 곱다~~~ 마치 샴페인 같다!!

 

 

 

그렇게 나온 유자 홍차 스파클링과 바스크 치즈케이크와 유자 소스!

 

이 차가 나왔을 때 어디선가 엄청 강렬한 베르가못 향이 느껴졌다.

그래서 이게 뭘까 했는데 저 접시에 살짝~ 둘러진 촉촉하게 젖은 테가 보이실까요...

접시에 베르가못 향을 둘러서 상큼한 향을 더하셨다는데 정말 멋진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 맛은 상큼하게 유자향이 쏙 들어오고, 끝맛은 홍차의 쌉싸름한 느낌이 느껴진다.

그리고 입안에 맴도는 유자의 향이 상큼하니 너무너무 좋다!!

 

여기에 유자 소스를 더한 바스크치즈케이크를 한입 먹으면 치즈 케이크의 크리미함이 입안을 풍성하게 채운다.

유자소스가 느끼함을 잡아주고, 케이크에 콕콕 박힌 바닐라빈이 달콤한 향기를 더해준다.

 

개인적으로 페어링이 참 좋았다고 생각하는 조합이다.

서로가 서로를 밸런스 있게 잘 잡아주는 느낌?

치즈케이크의 꾸덕함과 스파클링의 산뜻함의 조화가 좋았다.

 

그리고 베르가못 향이 음식에서 오는 게 아닌, 공간에서 향을 더해준다는 점도 참 인상적이다.

무리하게 음식에 향을 더하지 않고 공기에 향을 입힘으로서 후각이 훨씬 넓게 느껴지는 기분~

 

 

 

이것은 서비스로 내어주신 다즐링 백차!

다즐링은 보통 홍차로 만들어지는데 백차 다즐링이라니 엄청 신기했다.

 

잎이 아니라 싹을 채엽해 건조시킨지라 건엽의 모양이 줄기에 가깝다.

그리고 백호은침처럼 보송보송한 흰색 솜털이 보이기도 한다.

 

은은하게 빛나는 경덕진 도자기 잔이 참 예쁘다. 저 잔 엄청 탐났다...

개완도 예쁘게 생겨서 개완 욕구가 또 뽐뽐...

 

 

 

이 차 아주 특이했다!

마치 자근하게 끓인 꿀배 같은 향이 났다.

차 자체로 달콤한 향이 난다는 건 정말 신기한 일이다.

 

쌍화탕 같기도 하고 도라지차 같기도 하다고 생각하다가 꿀배를 떠올리고 이거야...!!

이 향이 신기해서 자꾸자꾸 마셨는데 어울리는 비유를 찾아서 기쁘다.

 

 

함께 내어주신 페어링 푸드는 박하잣과 다식!

여러 맛이 있었는데 나는 흑임자를 받았다.

 

박하잣을 먹어보는 건 처음이였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잣 자체가 견과류 중에서는 좀 부드럽고 풍부한 질감과 맛을 가졌는데,

달콤하고 시원한 박하향과 어우러져 마치 화이트 초콜릿을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다식도 간만에 먹으니까 맛있었다. 흑임자라 약간 짠맛이 났는데 좋았다 ㅎㅎ

질감이 너무 찐덕하지 않아서 맛있게 먹었다.

 

 

 

 

세 번째 차는 대만의 청향우롱을 마셨다.

 

보통 우롱은 큼직큼직하게 만드는데 요 청향우롱은 작게 만들어 세차과정을 생략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한다.

집에 있는 우롱들이 죄다 큼직해서 요렇게 쪼끄만 우롱을 보니 신기한 마음이 들어 자꾸 들여다봤던 기억이 난다.

 

유리 다기를 이용했는데 저 다기가 정말 예뻤다 (계속 예쁘다고만...)

아래에 인위적으로 크랙을 준 잔인데 노란 빛의 차를 담으니 깨진 설탕과자 같기도 하고!

 

 

 

먼저 수색은... 사진보다는 약간 초록빛이 도는, 약간 연둣빛 도는 금색이다.

한 입 마셔보면 쌉싸름한 우롱맛이 스치고 끝맛도 쌉싸름하다.

 

아 이 차는 차보다 티푸드가 맛있었는데 ( ) ㅋㅋㅋ

차는 그렇게 특색있다는 느낌이 막 들지는 않았으나 요 티푸드가 한몫했다!!

 

감태를 올린 청매실 들어간 주먹밥에 명란마요+발사믹을 곁들여 먹는 주먹밥이였는데 셋의 조합이 참 좋았다.

밥에 감태를 조금 찢어서 올리고 발사믹을 찍어서 먹으면 담백한 베이스에 청매실이 톡톡 튀는 식감을 준다.

그리고 발사믹 소스가 아주 가볍게 반올림한듯한 상큼한 맛과 향을 더하고, 감태가 입 안에서 내내 씹힌다.

발사믹이 너무 시거나 튀지 않아서 좋았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아주 잘 어울려서 감탄했다.

 

건생님께서 참치마요가 생각난다고 하셨는데 ㅋㅋㅋ 시큼한 느낌이 더해져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앞으로 계속 달달한 티푸드를 먹어서 이쯤에서 밥을 한 번 먹어주니 중화되는 기분도 들고...

 

티코스가 절~~대 보통의 한국인 기준으로 양이 많거나 푸짐한 구성은 아니지만,

이 밥이 들어가서 코스가 끝나고도 허기진다는 느낌이 안 드는 것 같다.

 

 

 

 

마지막 코스는 자체블렌딩인 코코그레이와 딸기 코디얼을 섞은 음료!

 

코코그레이에는 귤피와 콘플라워가 들어간 것 같다. 색이 예쁘다 ㅎㅎ

조합만 보면 약간 트와이닝의 레이디그레이 같기도 하다.

 

코디얼은 딸기를 끓여서 만든 묽은 시럽... 같은데 담긴 모양이 참 예쁘다.

저 잔도 정말 예뻤는데 세로선이 쭉쭉 그어져있어서 밋밋하지 않고 좋았다...

 

 

바질잎 하나 얹어서 내주신 라스트 티!

이거 크게 기대 안 했었는데 의외로 떠올려보면 정말 좋았던 티였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차의 장점 중 하나는 다소 밋밋할 정도로 담백하다는 점이다.

 

나는 카페 음료의 대부분을 단맛이 강해서 잘 못 마신다.

마시고 나면 또 물을 마시고 싶어지는 일이 많은데 그럼 입안도 텁텁하고 기분도 좋지 않다.. ^^;;

그나마 차가 그런 일이 덜해서 차를 마시는 편이다. (없으면 아메리카노 정도...)

 

그래도 가끔 단맛에 대한 아쉬움이 남고는 하는데 이 티가 그런 아쉬움을 깔끔하게 없애줬다...

딸기 코디얼은 일부러 너무 달지 않게 만드신 것 같은데, 첫인상은 홈메이드 딸기주스의 느낌...?

집에서 딸기주스를 만들 때의 그... 단맛 살짝 부족한데 생딸기 향 나는 그 정도의 향!!

 

 차 맛은 그리 강하지 않은데 라스트 티기도 하고 디저트 티기도 하니까 이 정도 밸런스도 좋은 것 같다.

약간 묽고 점성 없는 향기로운 딸기 물을 마시는 기분이다 ㅎㅎㅎ

 

근데 썼다시피 난 단 걸 안 좋아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게 좋아서 이 차 정말 만족!

색감도 화사하고 발랄하니 칵테일 같고 너무 예쁘다 ><

 

 

 

이렇게 총 1시간 40분가량의 코스를 마쳤다.

 

 

 

분량이 너무 많아지기도 하고 사담이라 쓰진 못했지만 티코스 진행하는 동안 소믈리에님과도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아무래도 평소에 차를 마시기도 하고 궁금한 것도 많고 옆의 두 분과 감상을 활발하게 나누며 먹다 보니...

이거저거 알려주시기도 하고, 함께 이야기하기도 하고 ㅎㅎㅎ 정말 즐거웠다 !!!

좋아하는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는 일은 행복한 일이구나...

 

 

이 티코스는 차를 잘 모르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나하나 세심하게 신경써준 페어링 감동 또 감동...

 

개인적으로 요새는 애프터눈 티가 양이 좀 많다고 느껴서 ^^;;

비슷한 가격대라면 이런 티코스를 이용하는 것도 아주 좋다고 생각한다.

후에 다른 메뉴로 리뉴얼되면 또 가고 싶다... ^ㅠ^

 

 

차와 함께하는 즐거운 시간~~~

두 분과 함께해서 더더욱 즐거웠다고 느낀다...

 

다들 멋진 4월 행복한 봄을 보내시길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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